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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적응장애

by 발랄루피 2022. 9. 8.

적응장애
적응장애는 주요한 생활사건에 대한 적응 실패로 나타나는 정서적 또는 행동적 증상을 말한다. 적응장애의 첫째 조건은 분명히 확인될 수 있는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사건에 대한 반응으로 부적응 증상이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부적응 증상이 스트레스 사건이 발생한 3개월 이내에 나타나야 한다. 둘째, 그러한 부적응 증상이 환경적 맥락과 문화적 요인을 고려할 때 스트레스 사건의 강도에 비해서 현저하게 심한 것이어야 한다. 셋째, 이러한 적응 문제로 인하여 개인이 심각한 고통을 느끼거나 중요한 삶의 영역에서 기능장해가 나타나야 한다. 마지막으로, 개인이 나타내는 부적응 증상이 다른 정신장애의 진단기준에 해당하지 않아야 한다. 달리 말하면, 적응장애는 주요한 생활사건에 대한 적응의 실패로 나타난 부적응 증상으로서 다른 정신장애에 해당할 만큼 심각하지 않은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적응장애를 유발하는 스트레스 사건은 주요한 생활사건으로서 그러한 사건에 적응하기 위해서 상당한 심리적 부담, 즉 스트레스를 느끼게 되는 사건을 말한다. 그 예로는 가족의 죽음이나 심각한 질병, 부부 갈등이나 이혼, 사업 실패나 재정의 악화, 갑작스러운 실연, 상급학교로의 진학이나 전학 등이 있다. 스트레스 사건은 예상치 못하게 갑자기 발생하게 되는 것들도 있지만 발달과정에서 일반적으로 겪게 되는 것들(예: 상급학교로의 진학, 가족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는 것, 결혼이나 부모가 되는 것, 취업하여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것, 은퇴 또는 정년퇴직)도 있다. 이러한 생활사건에 당면하게 되면 누구나 스트레스를 느끼게 되지만 나름대로 그러한 변화에 적응하게 된다. 그러나 적응장애는 문화적 맥락을 고려할 때 분명하게 과도한 부적응적인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에 해당한다.
적응장애에서 가장 흔히 나타내는 부적응 증상은 우울한 기분, 불안 증상과 품행 문제이다. 스트레스 사건에 대한 반응으로 우울한 침체한 기분과 무력감이 나타나거나 심한 불안감과 신경과민이 나타날 수 있다. 또는 과도한 음주나 폭력적 행동을 비롯하여 청소년의 경우에는 비행 행동(무단결석, 거짓말, 폭행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때로는 우울, 불안, 품행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러한 부적응 문제로 인해서 상당한 고통을 느끼거나 직업 및 학업에서의 수행 저하나 대인관계에서의 갈등이 초래될 경우에 적응장애에 해당한다.
적응장애는 비교적 흔한 심리적 문제로서 유병률은 조사된 집단과 측정 방법에 따라 다양하다. 정신건강 기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5~20%가 적응장애로 진단된다. 특히 적응장애는 정신과 병원을 방문한 환자의 약 50%에게 진단되는 가장 흔한 정신장애이다. 성인의 경우는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정도 많이 진단되지만 아동과 청소년 집단에서는 남녀의 비율이 비슷하다. 적응장애는 어떤 연령층에서도 발생할 수 있지만 청소년기에 가장 흔하게 진단된다. 적응장애의 증상은 스트레스 사건이 발생한 후 3개월 이내에 시작되고 스트레스 요인이 사라진 후 6개월 이상 지속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스트레스 요인이 지속되거나 악화하면 다른 심각한 정신장애(예: 주요 우울장애)로 발전할 수 있다.

적응장애의 원인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스트레스 사건 자체의 특성으로써 사건 자체가 강력하여 그러한 사건을 당하는 사람에게 심리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 즉, 개인적 특성에 상관없이 강력한 스트레스 사건 자체(예: 고문, 인질 사건 등)가 적응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적응장애의 심각도는 스트레스 사건의 충격 강도와 비례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적응장애의 연구자들은 동일한 스트레스 사건에 대해서 개인마다 적응 능력이 다른 이유에 주목하고 있다. 정신분석적 입장의 연구자들은 생후 초기의 어머니 역할과 양육환경이 아동이 성장한 후의 스트레스 반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특히 유아기에 양육자가 유아의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켜 주고 지지해 주는 것이 이후의 삶에서 겪게 될 좌절을 인내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준다고 주장한다. 역경과 좌절을 견뎌내고 회복하는 심리적 탄력성도 어린 시절에 경험한 부모와의 관계에 의해서 커다란 영향을 받게 된다.
스트레스 사건에 대한 심리적 반응과 대처 방식은 개인의 다양한 특성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 개인의 성격특성, 자존감과 자신감, 문제해결 능력, 자신과 세상에 대한 신념 내용 등의 심리적 특성이 적응장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스트레스 사건으로 인해 겪게 되는 자신의 역기능이나 어려움에 대한 개인의 인식이 적응장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불안해하거나 당황해하는 자신의 부적응적 반응을 수용하지 못할 경우, 자신을 비난하거나 실망하게 되고 이러한 평가가 새로운 좌절을 초래하는 악순환 과정을 통해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개인의 환경적 요인이 적응장애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스트레스 사건에 직면한 개인에게 정서적인 지지와 위안을 보내주고 상황을 이겨내도록 현실적인 도움을 주게 되는 사회적지지 자원이 부족하거나 열악할 경우에 더 쉽게 적응장애가 초래될 수 있다.
적응장애의 치료를 위해서는 심리치료가 가장 널리 사용된다. 심리치료에서는 스트레스 사건에 대한 내담자의 심리적 고통과 충격을 공감하며 심리적인 지지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내담자의 대처 행동을 좀 더 효과적으로 변화시키도록 돕는다. 적응장애는 스트레스 요인이 사라지면 증상이 감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일반적으로 지지적인 심리치료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때로는 내담자로 하여금 스트레스 사건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어린 시절에 겪은 외상 경험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탐색해 보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이러한 탐색과 깨달음을 통해서 어린 시절의 외상 경험에 근거한 부적응적 대처 행동이 반복되지 않도록 돕는다. 비행 행동을 나타내는 청소년의 경우에는 자기 행동으로 인해 초래된 결과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그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품행장애로 발전하지 않도록 예방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적응장애에 수반되는 심리적 증상에 따라서 항불안제, 항우울제, 수면제 등이 소량으로 단기간 사용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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