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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상심리학-인지적 입장1

by 발랄루피 2022. 7. 30.


이상행동을 유발하는 인지적 요인
이상행동에 대한 인지적 입장에 따르면, 인간은 끊임없이 주변의 환경자극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이다. 이러한 의미부여과정에는 여러 가지 인지적 요인이 개입하게 되는데, 정신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부적응적인 인지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인간의 인지는 매우 복합적인 체계로서 여러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상행동과 관련된 부적응적 인지를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지적 구조, 인지적 산물, 인지적 과정을 구분하는 것이 유용하다.
인지적 구조는 개인이 자신과 세계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체계적으로 조직하고 저장하는 기억체계를 의미한다. 이러한 인지구조는 과거경험의 축적물로서 외부자극을 선택적으로 지각하고 해석하며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 인지적 구조는 크게 두 가지 측면, 즉 인지적 구조를 구성하는 내용과 인지적 구조가 조직된 방식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심리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특정한 주제에 편향된 인지내용으로 구성된 인지구조 또는 인지도식을 지니고 있다. 예컨대, 불안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위험’에 예민한 인지도식을 지니고 있어 주변환경 속에 내재하는 위험가능성을 과도하게 평가하는 반면, 우울한 사람들의 인지도식은 ‘상실’이나 ‘실패’라는 주제에 편향되어 자신의 경험을 비관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흔히 이러한 인지도식은 역기능적 신념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옠컨대 불안장애들 지닌 사람들은 ‘세상은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 항상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치명적인 결과를 맞게 될 것이다’와 같은 신념을 지니는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신념으로 인해 매사에 과민반응을 보이게 되므로 항상 높은 수준의 불안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언어 및 사고과정에 심한 혼란을 나타내는 정신분열증과 같은 심리장애는 인지구조의 구조적 결함이나 혼란에 기인할 수 있다. 인지적 입장에서는 이상행동이나 심리장애의 근본적 원인은 이러한 인지구조의 편향이나 결손에 있다고 보고 있다.
인지적 산물은 외부자극에 대한 정보처리의 결과로 생성된 인지를 의미한다. 인간은 주변 자극에 대해서 정보처리를 통해 능동적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함으로써 자신의 주관적 현실 또는 현상적 장을 구성하게 된다. 외부자극에 의미가 부여되는 정보처리과정은 인지적 구조의 바탕 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인지적 산물은 외부의 환경적 자극과 개인 내부의 인지적 구조가 상호작용한 결과이며 주로 사고나 심상의 형태를 지닌다. 이렇게 사고와 심상으로 이루어지는 인지적 산물이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신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외부적 현실의 의미를 특정한 방향으로 왜곡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들의 사고나 심상은 부정적이고 비현실적이어서 현실 적응에 어려움을 초래하게 되는데, 정신장애나 증상은 사고의 내용에 의해서 커다란 영향을 받는다. 예컨대, 우울한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과장 또는 왜곡하여 해석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부정적 사고와 심상을 지니게 된다. 정신병을 지닌 사람들은 타인의 행동을 극단적으로 왜곡하여 자신을 미행하거나 살해하려 한다는 사고에 집착하는 피해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정신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편향적 사고를 하는 습성이 있어서 어떤 환경적 자극이 주어지면 특정한 방향으로 의미부여를 하게 되는데, 이렇게 의미부여를 하는 사고과정이 거의 자동적으로 매우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의식적인 노력을 하지 않으면 사고내용이 잘 자각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내용은 감정과 행동을 결정하기 때문에 인지이론에서 매우 중요시되며, Beck은 이를 자동적 사고라고 명명하였다. 이상행동에 대한 인지이론은 자동적 사고의 내용이 정신병리적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며 이를 인지적 내용-특수성 가설이라고 한다. 
인지적 과정은 인지적 구조가 인지적 산물을 생성해내는 방식을 의미한다. 인지적 과정은 인지적 구조가 기능하는 방식으로서 입력정보가 산출물로 변환되는 규칙을 뜻한다. 인지적 과정은 입력정보가 지각되어 의미부여가 이루어지고 추론되어 의미확대가 이루어지는 정보변환과정을 의미한다. 심리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외부자극을 해석하는 인지적 과정에서 여러 가지 오류를 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컨대, 우울증을 지닌 사람들은 긍정적 정보는 무시하고 부정적 정보는 과장하여 상황을 해석하는 정보선택의 오류, 한두 번의 실패경험에 근거하여 어떠한 경우에도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과잉일반화의 오류, 친구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에 의해 자신에게 동조하지 않은 사람은 모두 적이라고 판단하는 흑백논리의 오류 등을 범한다. 이러한 인지적 오류에 의해서 외부자극의 의미가 현저하게 과장되거나 왜곡됨으로써 현실적응에 어려움이 초래된다.
심리적 장애와 관련된 부적응적 인지는 그 속성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유형, 즉 인지적 결손과 인지적 왜곡으로 구분될 수 있다. 인지적 결손은 특정한 인지기능의 저하나 결함을 의미한다. 즉, 정상적인 적응을 위해 필요하거나 유용한 인지적 활동이 결여되어 있거나 불충분한 상태를 뜻한다. 예를 들어, 만성정신분열증 환자의 주의폭의 협소화, 강박증 환자의 단기기억용량의 감소, 충동적인 아동의 계획능력의 부족 등은 인지적 결손에 해당된다. 인지적 왜곡은 인지적 기능이 위축된 결손상태와는 달리,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인지활동이지만 ‘편향되고 왜곡된’ 사고과정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우울증 환자의 자기능력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나 과소평가, 불안장애 환자의 위협에 대한 과장된 해석, 공황장애 환자의 신체감각에 대한 재난적 오해석 등이 인지적 왜곡에 포함된다.

(현대이상심리학,권석만)